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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정보

[게임 기획자 이야기⑤] 그렇게 바라던 기획팀장이 되었지만

게임 기획자 이야기① 게임회사에 입사하다

게임 기획자 이야기② 처음으로 게임을 만들다

게임 기획자 이야기③ 새로운 게임회사로 이직하다

게임 기획자 이야기④ 기획 5년 차는 질풍노도의 시기

 

 

첫 출근은 언제나 설레지만 나는 두 가지 이유로 특히 두근거렸다. 하나는 드디어 온라인 게임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 또 하나는 기획팀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예전 회사에서는 파트장도 되지 못했는데(지금이야 그 당시 인성이 부족해서 못 되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당시엔 회사가 정말 인재 볼 줄 모른다는 불만이 가득하던 시기라 그것도 이직의 이유가 되었다.

 

팀은 이제 막 세팅되는 단계여서 팀원이 5명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FPS를 만들어본 적이 없었다. 나는 FPS도 물론 온라인도 처음이지만 기획팀장이라는 책임감 하나로 닥치는 대로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한 달 지나서 프로그램 팀장이 입사하면서 나의 방법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전 회사에서 MMORPG를 서비스했던 경험이 있었던 그는 온라인 게임은 콘솔처럼 클라이언트 위주로 기획해서는 안 되며, 항상 서버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설계도 수준의 세세한 기획서를 원했는데 그것은 전 회사에서 개발자들과 얘기하며 요약한 내용만 기획서로 쓰던 내 방식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것 때문에 여러 번 충돌이 생겼고, 이것은 팀 전체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 결국 이대로 가다가는 아무것도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들었고, 프로그램 팀장이 원하는 대로 아주 디테일한 기획서를 쓰기 시작했다. 

 

프로그래머들은 만족했지만, 기획서에 온통 정신이 팔려 아무리 재미있는 아이디어라도 기획서 작성이 힘들면 버렸다.

 

가장 큰 문제는 기획서에 시간을 많이 뺏기다 보니 작업 진행 상황을 체크하기 힘들어 구멍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기획자들을 본격적으로 채용했다. 다행히 우수한 팀원들을 구할 수 있었는데, 인원이 늘어나자 이번엔 기획팀장으로서 관리의 문제가 떠올랐다. 

 

본인이 직접 쓰는 기획서도 만족스럽지 못한데 팀원들이 각각 다른 업무 내용으로 쓴 기획서를 보고 있자니 큰 혼란이 생겼다. 

 

결국 낮에는 수많은 회의를 통해 팀원들 업무를 확인하고 타 파트와 작업을 연계하면서, 밤에는 내 몫의 기획서를 정리해 나갔다. 

 

가장 힘들었던 건 프로젝트가 맞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가였다. 내 바로 위의 PD는 본인은 그래픽 출신이니 그래픽은 확실하게 책임지겠지만, 기획은 모르기에 어떤 게임을 만들지는 전적으로 나에게 맡기겠다고 했다.

 

처음엔 나를 믿어주는 고마운 말이라 생각했지만, 프로그램과 개발에 대한 충돌이 잦아지자 구현하는 데 급급해져 앞뒤를 살펴볼 겨를이 없었다. 

 

기획팀장은 위로는 PD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정확히 캐치하고, 옆으로는 프로그램팀 그래픽팀과 커뮤니케이션하며, 아래로는 기획팀원들을 돌봐야 하는 힘든 자리였다. 

 

그제야 예전 회사 팀장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깨닫게 되면서 나는 부족한 실력에 잘난 척만 하는 기획자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로 최대한 겸손함을 잃지 않으며 업무에 집중하려고 했고, 나의 독단적인 스타일에 반감을 가졌던 프로그램팀과 그래픽팀이 다시 돌아오면서 프로젝트는 다시 궤도에 올랐다.

 

 

H.A.V.E 온라인 게임 

 

 

마침내 3년을 개발한 끝에 H.A.V.E 온라인이라는 TPS 게임이 출시되었고 회사가 유지될 정도의 수익을 냈다.

 

하지만 차기작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할 때 예전 회사 동료가 연락해왔다. 스카우트 제의였다.

 


 

새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온 곳은 이제 막 회사가 설립된 곳이었다. 사장은 외국 유명 대학을 졸업하고 국내 대기업을 다니다가 게임의 가능성을 보고 퇴사 후 창업했다. 

 

스스로가 엘리트인 만큼 개발자들도 소수의 엘리트만 뽑을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나에게까지 연락이 닿게 된 것이다(난 절대 엘리트는 아니다. 그야말로 어쩌다 연락이 된 것이다.)

 

사장과 만나기로 한 곳은 호텔 커피숍이었다. 그는 소셜 게임이야말로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르이며 자신의 인맥과 능력으로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팀원은 사장 포함 6명이었다. 특히 프로그래머들의 실력이 쟁쟁했는데 대형 포털 메인 프로그래머부터 시작해서 최소 외국계 회사에서 메인을 담당했던 사람들이었다. 

 

이후에 합류한 UI 디자이너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었다.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찼는데 특히 사장이 외국계 유명 게임회사로부터 공동개발권을 따냈을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PD로서 팀원들에게 이해시키고 개발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나도 모르는 게임인 데다가 프로그래머들이 잘하는 사람들이라 부담이 정말 컸다. 더 힘든 것은 외국계 회사라 영어를 써야 했는데 팀에서 나만 못 한다는 게 문제였다. 아침 7시면 회의실에 모여 스피커폰으로 저쪽과 컨퍼런스 콜(국제회의)을 했는데 모두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나는 예스 아니면 노만 대답했다.

 

 

 

 

그렇게 새벽에는 회의를 하고 밤늦게까지는 게임을 만들었다. 개발은 막막했지만 프로그래머들이 워낙 뛰어나 어떻게든 진행이 됐다.

 

인상적인 것은 기획서를 써서 주었더니 프로그래머가 이렇게 복잡한 기획서는 아무도 읽지 않는다며, 구현하고 싶은 내용을 한 장 이내로 써서 달라는 것이었다. 그때 프로그래머도 여러 타입이 있으며 그것에 맞게 기획서를 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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