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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참관기

지난 10월 1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이 시작됐습니다. 
푸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세계에서 제일 규모가 큰 도서전입니다. 
올해 도서전은 영진닷컴도 참관을 했고요, 현장을 다녀온 기획자분의 생생한 참관기 전해드립니다. ^^



2011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Frankfurter BuchMesse) 참관기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올해로 63회를 맞는 세계 최대의 도서전입니다. 매년 10월 프랑크푸르트 전시장에서 약 5일간 개최되며 이 기간에 전세계 도서 저작권의 25% 정도가 사고 팔린다고 합니다. 올해는 총 111개국에서 7,593개의 출판사가 참여했으며 도서전에 전시된 책의 종류는 신간 12만종을 포함하여 약 40만종이 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참고로 프랑크푸르트는 모터쇼, 모피쇼 등 세계적인 박람회를 개최하는 장소로 유명합니다. 프랑크푸르트가 워낙 세계적인 박람회가 많은 도시라 그런지 공항직원들이 얼굴만 보고도 국적을 맞춰내더군요. 저희가 다가가자 먼저 한국어 인사를 해줄 정도입니다.

간단한 행사장 스케치를 올려보겠습니다.



 

전시장 주변에 걸린 현수막입니다. 도서전은 독일어로 BuchMesse(부흐메쎄)라고 합니다. Buch가 책, Messe가 시장이란 뜻이라네요.
도서전이 개최되는 장소인 전시장 이름이 바로 Frankfurter Messe 입니다.






프랑크 푸르트 도서전 입장권입니다. 1 day 티켓은 약 30유로, 5 days 티켓은 60유로 입니다.
지금 환율로 1유로가 1600원 정도이니 약 10만원짜리 비싼 티켓입니다.
티켓이 비싼 이유는 이 입장권으로 행사 기간내에 프랑크푸르트의 전철과 기차를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에 있는 바코드로 인식한다고 하네요.






프랑크푸르트 전시장의 랜드마크인 타워입니다. 맑은 날 사진을 보면 꽤나 멋집니다.
저 타워만 보면 시내에서도 쉽게 전시장을 찾아갈 수 있을 듯 합니다.







행사장 규모가 크다 보니 입구도 여러 곳입니다. 아래층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네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대부분 비즈니스 데이로 이루어져 거의 관계자들만 관람이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넓은 전시장이 항상 바글바글 합니다.
전세계에서 출판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전시장의 전경을 찍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항공사진이라면 모를까… 얘기는 익히 들었지만 직접 와서 보니 생각보다 더 큰 규모네요.
총 5개의 전시관과 2개의 특별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개의 전시관이 2~3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단순히 비교하자면 coex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의 약 10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3관과 4관의 모습입니다. 요렇게 번호가 붙여진 전시관이 총 5개가 있습니다. 왼쪽의 3관 같은 경우는 1,2,3층 에서 모두 전시가 이루어 집니다.






전시장이 너무 크다 보니 곳곳에 이런 무빙워크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뭐 그래봤자 다리는 아픕니다.
전시회 관람이 엄청난 체력을 요하다 보니 가방대신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행사장도 크고 행사장과 행사장 간의 거리도 워낙 멀어 이렇게 무료 셔틀버스를 여러 대 운행하고 있습니다. 전시장 내부를 순환 운행합니다.







셔틀버스 외에 요런 귀엽게 생긴 삼륜차들도 운행하고 있는데요. 주로 아주머니들이 운전하십니다.
왠지 민폐가 될 것 같아 타보지는 못했습니다.





 

저희가 입장한 곳은 8관이었습니다. 입장하자마자 얼마 전 작고한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 광고판이 보이네요.
아직 출간되기 전이었지만 이미 아마존 등 전세계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를 휩쓸고 있죠?

 

 





전시장 곳곳에서 저작권 거래상담을 하느라 빈자리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목적은 저작권 거래입니다.
 이 짧은 기간 동안만 전체 저작권 거래의 1/4이 이루어 진다고 하네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가 세계 여러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팔리고 있네요. 세계 어느나라에서나제목은 역시 1Q84입니다.
이걸 노리고 일부러 글로벌한 제목을 지은 걸까요?






영미권의 세계적인 출판사인 펭귄 그룹의 전시관입니다. 역시 유명한 출판사다보니 찾는사람이 많네요.





저작권 거래가 위주인 도서전이다 보니 주로 어린이와 문학, 비소설 등이 전시되고 있으며 IT와 실용서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8관에는 IT 관련 대형 출판사들이 몇몇 선을 보이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교재 출판사인 피어슨입니다.
애디슨웨슬리, 어도비, 시스코 등 IT 도서 브랜드를 많이 갖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친숙한 출판사입니다.



 


비즈니스와 과학, 기술 전문서 그리고 교과서로도 유명한 미국의 맥그로힐 출판사입니다.
여기는 2012년 봄에 나올 신간리스트 책자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내년도에 나올 책들을 미리 도서목록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이런 출판 시스템은 좀 부럽네요.






세계 최대의 출판사 중 하나인 미국의 와일리 출판사입니다. 영진닷컴도 몇권의 번역서를 계약한 적이 있죠.
기업의 규모만큼이나 부스도 상당히 큰데 그 큰 부스에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미팅을 하고 있네요.






와일리의 대표적인 시리즈는 역시 더미(dummies) 시리즈죠. 컴퓨터 입문서로 시작해서 이제는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더미가 올해로 20주년이 되었다고 하네요.








본인의 20주년 생일을 자축하기 위해 더미가 직접 날아왔네요. 생일 케익도 자르고 샴페인도 터뜨렸습니다. ㅎㅎ








8관 관람을 마치고 나오자 전시관 사이에 있는 아고라가 등장합니다. 전시장의 마당 같은 곳입니다.
이른 아침이라 약간 한산해 보이는데 낮에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광장 가운데 하얀 건물인 Open Space 안에서도 각종 전시회와 행사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Open Space는 아우디에서 협찬을 한건지 직접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건물에 아우디 로고가 새겨져 있고
그 안에 아우디의 컨셉카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아쉽게도 레이싱 모델들은 없네요.

 



내부에 들어오자 희한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천정에서 흰종이가 끝없이 내려오고 사람들이 주변에 몰려 있습니다.
그 안에는 아이들이 뛰어 노네요.






하늘에서 내려오는 종이의 내용은 트위터였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보내는 트윗들을 인쇄해서 출력해 주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왠지 종이가 아깝다는 생각도 드네요








아고라 안에 있는 Open Space에서 고서(古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백미라고 하죠.
아주 오래된 옛 책과 지도, 그림들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습니다.







국부론으로 유명한 영국의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의 책이 9,500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천5백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해서 몇 권 사올까 했으나 마침 잔돈이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_-;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는 해마다 특정 국가들을 주빈국으로 선정해 그 나라의 출판과 문화를 집중 소개하는데요.
올해의 주빈국은 아이슬란드입니다. 영국 위에 있는 작은 섬나라죠.
지난 2005년도에는 한국이 주빈국이었습니다. 그때 영진닷컴도 부스에 직접 참여했었죠.
주빈국에게는 따로 한개의 건물을 제공합니다.






주빈국관 안에서는 아이슬란드의 책과 문화, 자연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벽면에 대형 스크린이 있고 조명도 어두워서 마치 극장과 카페를 방불케 합니다.








사람들로 북적북적대는 다른 전시관과 달리 매우 조용하고 아늑해서 커피 한잔하며 휴식을 취하기도 좋을 듯합니다.





여기는 한국관입니다. 전시장 규모가 너무 크고 사람도 많다 보니 돌아다니다 보면 한국인은 커녕 동양인 만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오후 늦게 찾아낸 한국관이 왠지 더 반갑네요.
한국관에는 문학동네, 예림당 등 11개 출판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개별 부스로 참여한 업체들까지 합치면 총 48개로 작년보다는 많이 줄어든 규모라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한국관의 국가 로고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제일 이쁜 것 같습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비슷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일본관은 생각보다 올해는 규모가 작은데요.
중국 전시관의 1/3도 안되어 보입니다. 지진과 경제문제 등 일본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상황이 좋지 않은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관 외에도 자체적으로 부스에 참여한 한국 출판사들이 많습니다. 만화 전시관에서도 한국 출판사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언어 교육 솔루션으로 유명한 로제타스톤의 전시관입니다.
아이 키우는 집에는 아마 거의 하나씩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 제품이죠.
항상 외국에만 오면 평소에 영어공부 좀 열심히 해둘걸 하는 후회에 휩싸이곤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출판사인 론리 플래닛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들의 바이블이라고 할 정도로 권위있는 여행서 전문 출판사죠.






IT 관련 책들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자연스레 요리책들에 눈이 갔는데요.
하루에 한가지씩 1년치 요리를 할 수 있는 <365 레시피>라는 컨셉으로 각 나라별로 곳곳에서 요리책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행사장 안에서는 책 전시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벤트들도 많이 열립니다.
여기서는 본인의 이름을 들고 있는 사진을 찍어주고 있네요.








<Sparks Stage>에서는 각종 세미나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글에서 진행하는 E-book 관련 포럼 등 흥미있는 주제가 많았습니다만, 시간 관계상(…이라고 하지만 사실 언어의 장벽 -_-) 지나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행사장 안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들을 팔고 있는 다양한 레스토랑이 있지만 워낙 물가 비싼 독일인데다가 전시장 안의 물가는 더 비싸서 많은 관람객들은 야외 광장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합니다.
저희도 맥주와 햄버거를 선택했습니다. 간단하다고는 하지만 우리 돈으로 1인 당 1~2만원 정도 합니다. 조
리법은 단순해 보이지만 꽤 맛있습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하던가요. 대형 출판사들의 경우 방문객들에게 와인과 맥주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와인과 맥주를 들고 서서 얘기를 나누는걸 보니 흡사 파티장에 온거 같네요.








어느 도서전이나 마찬가지지만 어린이 도서 부스는 언제나 즐겁고 아기자기합니다.
귀엽게 꾸민 부스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관람의 피로가 조금 풀리는 것 같습니다.







영국 DK라는 출판사입니다. 입구에 레고가 전시되어 있어 잠깐 살펴보니 레고와 관련된 책들이 꽤 많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도서전에 참여한 회사마다 개성을 최대한 살려 꾸며낸 부스들이 많습니다.
요런 부스들 구경하는 것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큰 재미인 것 같습니다.







저자들의 강연과 포럼도 전시장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주로 독일 저자들이 많습니다. 역시나 언어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됩니다.





구텐베르크 뮤지엄이라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이런 규모의 국제 도서전이 열리는 것도 사실 구텐베르크 덕분이겠죠?






쿠텐베르크 시대의 초기 인쇄술을 직접 시연해 보이고 열심히 설명해 줍니다.


 



올해 도서전의 볼거리 중 하나인 맛있는(Gourmet) 갤러리입니다.
작년에 잠깐 선보였는데 워낙 반응이 좋아 올해 아예 특별관으로 설치 운영했다고 합니다. 음식 관련된 전시가 이루어 집니다.







즉석에서 요리를 만드는 모습을 시연하고 중계까지 해주네요. 간단한 음식과 와인 등을 나눠주기도 합니다.







물론 요리책들은 당연히 비치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주방용품 등 음식에 관련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던 생선요리 책입니다.
레시피만 있는게 아니라 생선의 종류와 특징 부위별 손질법 등 생선과 관련된 다채로운 내용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낯선 생선들이 많네요.

 







전시장 곳곳에는 이렇게 클라이언트 라운지를 두어서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필요한 내용을 문의할수 있도록 안내데스크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스토리 드라이브(Story Drive)입니다.
출판사와 미디어 관계자들을 위한 마켓 플레이스로 세미나도 열린다고 합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종이책의 저작권 계약이 목적이다 보니 E-book 전용 전시관이 따로 관련되지는 않았습니다만 각 출판사마다 한 켠에 그 출판사에서 나온 앱과 이북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은 이제 더 이상 새롭고 특별한 이슈가 아니라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출판의 일부가 된 느낌입니다.





세계적인 추세가 전자책이다 보니 올해는 전시장에 디지털과 관련된 전시를 위해 총 6곳에 핫 스팟(HOT SPOTS)이란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모바일 앱, E북, 교육용 소프트웨어 등 신기술 솔루션들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전시장에는 책 외에도 여러가지 이북 플레이어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미안하지만 이 단말기는 왠지 잘 안팔릴 것처럼 생겼네요.





전자책과 더불어 전자출판 시장도 핫 이슈죠. 텍스트 뿐만 아니라 이미지, 영상, 인터넷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전자 칠판 등 디지털 교육 솔루션을 선보이는 업체도 여럿 눈에 띄었습니다.







역시 구글이 이런 행사에 빠질리가 없죠. 로고만 봐도 반가울 지경이네요.
부스 한켠에서 구글 이북 솔루션을 선보이고 여러가지 상담들을 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의 전자책 솔루션 시장을 아마존과 애플, 구글이 장악한 탓인지 전자책 솔루션을 들고 나온 업체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3개 사를 제외한 메이저 업체 중에서는 캐나다의 전자책 기업인 Kobo 정도 만이 참여했네요.




이상으로 간단한(?) 현장 스케치를 마칩니다. ^^

말로만 듣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직접 다녀와 보니 국내외 다른 도서전과는 규모와 성격이 천지차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규모가 좀 줄어든 편이라지만 역시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엄청난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단지 책 뿐만 아니라 책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규모도 규모지만 세상에 이렇게 책의 종류가 이렇게 많고 책을 만드는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이렇게 많구나 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습니다.

전시장에서는 저작권 거래가 주로 이루어지다 보니 주로 신간들 위주로 전시가 되고 있으며, 출판 분야도 무척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관람자들은 필요한 혹은 관심있는 분야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책과 여러가지 행사나 전시가 많지만 실제 그 안을 들여다 보면 대부분 책 판매에만 급급한 상황인데 한편으로는 이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다소 서글프기도 합니다.

처음 가보는 도서전이라 어리둥절 하기도 하고 사전에 여러가지로 준비가 미흡해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습니다. 사전에 좀더 많이 준비하고 갔었다면 더욱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책을 사랑하고 출판에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번 정도 와봐야 할 행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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